호주 멜버른에서는 요즈음 하루에 매일매일 20여 명씩 죽어나가고 있다.
최대 700명까지 하루에 확진자가 발생하던 상황에서는 조금 나아진 300명 정도가 매일 새로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그래서 각종 비자 상태도 딜레이가 되고 있으며, 각종 국가의 정책들도 발표를 미루고 있다.
애들레이드는 거의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해도 될 정도로 안전한 도시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도 허울뿐이며, 시티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음식점에도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나도 이제 그만 놀고 업장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가 오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신체검사를 하러 갔던 부파 BUPA는 정말 사회적 거리두기 및 위생관리에 철저했다.
내가 선택한 지점은 애들레이드 시티에 있는 BUPA 지점인데,
입구에서부터 경비아저씨가 명단을 일일이 확인하고 건물 안으로 진입이 가능케 했다.
저런 팻말이 1.5미터마다 계속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드시 지키라는 경고 안내문이었는데,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영어 등으로 쓰여있었으나, 한국어는 없었다. 한국어의 위상이 떨어진다기보다 단순 한국인 중 애들레이드로 이민하려는 사람이 적은가 보다!라고 위안했다.
신체 검사예약시간 15분 내에만 들여보내 준다고 하는 입구에 경비원 아저씨는 예약 명단을 확인한 후 건물 내부에 입장시켰다. 부파는 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심지어 혼자서는 엘리베이터도 탈 수 없다. 부파가 위치한 병원에 들어오면 로비층에서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를 한다. 2층에서 연락이 온 사람만 경비원 아저씨의 개별 안내를 받아서 올라갈 수 있다.
올라가서의 과정도 하나하나 자세히 사진 찍고 기록하여, 블로그에 리뷰하려고 했는데 내부 시설은 찍을 수 없고 전화기를 락커에 넣어두라고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탈의실에서 찍은 사진을 마지막으로 나의 핸드폰은 락커 속으로 작별했다.
일단 내가 애들레이드 부파 Adelaide BUPA에서 검진을 받았기 때문에 나의 경험을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2층에 도착하여 부파에 들어가면 리셉션 에어리어가 있는데 본인 인증 절차를 하는 곳이다. 갖고 온 여권과 뽑아온 서류를 통하여 본인을 확인하며, 카메라로 증명사진처럼 신분 인증용 사진을 한 장 찍는다. 그러고는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너 2~3주 이내에 애들레이드를 떠난 적이 있니?
주변에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이 있거나 접촉한 적 있니?
이름 스펠링 이게 맞니? 생일은 언제니? 주소는 어디니? 전화번호 다시 알려줘
무슨 비자를 위해서 신검을 받니? 무슨일 하고있니? 등등..
그렇게 절차가 끝나면 리셉션에서 내부로 들어감을 허하는데, 들어가면 또 다른 담당자가 나를 맞이해준다.
락커 열쇠와 검사용 상의를 주면서 탈의실을 알려준다. 하의는 자신이 가져간 바지를 그대로 입고 진행한다.
곧 소변검사가 시작될 거니까 물을 많이 마셔두라는 안내직원의 안내를 받았으며, 나의 대기번호는 130번이라고 말해주었다. 곧이어 금방 스크린에 130번이 뜨고 , 엑스레이 검사실로 먼저 향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엑스레이 담당 직원이 맞춰준 대로 시키는 대로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흉부 엑스레이를 먼저 찍었다.
폐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거라면서 나의 폐가 남들보다 상당히 크다고 하며 엑스레이도 보여주었다.
그러고 검사실을 나오니 다음 검사실 담당 직원이 나를 안내했다.
들어가자마자 검사실 내부에 있는 화장실 내에서 소변검사용 킷에 소변을 받도록 하였고, 나오고 나서 몸무게, 키, 시력 등을 간단히 체크했다. 그 후 나는 피검사도 해야 했기 때문에 피검사도 바로 이어서 진행했다. 오른쪽 손에 혈관 팽창용 줄을 묶고 나서야 너 오른손에서 피 뽑아도 괜찮아? 물어보길래 그냥 상관없다고 했다.
피검사를 끝내고 나는 바로 닥터를 만나러 진료실에 들어갔다.
기존에 비자 신청 때 적었었던 기본사항들에 대해 다시 한번 쭉 물어보기 시작한다.
결핵이라던지 에이즈라던지, 간염이라던지... 여러 가지 병명들을 쭉 읊으면서 해당사항이 있는지 더블체크를 하고, 그때부터 간단한 신체검사가 시작된다.
눈감고 서있기, 팔 굽혔다 폈다가 하기, 눈동자 굴리기, 혀 내밀기, 관절 꺾기, 고개 좌우로 돌리기, 악력 테스트 등 정말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간단한 테스트들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
그러고 나서 병원 베드에 누워보라고 하고 청진기로 나의 몸을 체크하고 배를 꾹 꾹 눌러보고, 다리를 들어 올려보라고 하고는 다 끝났다고 했다.
정말 별것 없었다.
모든 절차 중 정말 신기했던 건 마지막 검사실의 닥터 외에 아무도 나와의 직접적인 터치가 없었다. 심지어 내가 갖고 있는 물건도 전혀 손으로 주거나 건네받지 않았다. 여권도 방을 옮겨갈 때마다 내가 스스로 펴서 보여줘야 했으며, 서류도 직접 보여줘야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여파로 교차오염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 같았다. 항상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문도 직접 열어주고 닫아주고 했다.
역시 검사는 항상 그래 왔듯이 정말 심플하게 끝났다. 늘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결과는 5일 안에 나올 것이라고 알려주며 신체검사가 종료되었다.
신체검사가 종료되자마자 바로 메일이 한통 날아왔다.
앞으로의 과정에 대한 간단한 안내였다.
부파에서 이 결과서를 해당 부서에 제출을 하고, 아마 이건 5일이 걸릴 거고, 자세한 내용은 너의 부서에 문의하라 등등..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도 될 듯하다.
이렇게 다음 비자를 위한 신체검사도 모두 종료되었다.
확실히 기존의 신체검사보다 COVID19에 대한 위생을 많이 신경 쓰고 있었으며, 그래서인지 조금 번거로운 부분도 있었으나 모두 다 감수할만했으며, 감수해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신체검사도 모두 끝났으니 좋은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다.
그. 러. 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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