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김치부침개를 먹고 체해서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 세상의 이치이며, 전날 체해서 저녁도 못 먹고 잠들면 아침에 배고픈 건 우주의 이치이니 일어나자마자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만해도 15분 지난 여섯 시가 되어야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해 뜨는 시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여섯 시면 해가 떠오르고 하늘의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늘 호주의 해 뜨는 새벽, 즉 SUN RISING 이 아름다운 건 알고 있지만 그걸 챙겨 볼 정도로 나는 부지런하지 않다.
반면에 와이프는 매일매일 새벽에 해뜨는걸 바라보며 사진을 남길정도로 부지런하고 아침형 인간으로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제 간만에 내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일어나 해 뜨는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여섯 시 십오 분의 하늘이다. 이미 해가 떠올랐으나 해와 함께 떠오르는 붉은빛으로 구름이 물들고 있다.
내가 올리는 모든 사진은 아무런 보정없이 갤럭시노트 10 플러스 기본 카메라로만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을 찍는사이에 와이프는 동네 한 바퀴를 10분 안에 뛰고 오겠다며 조깅을 시작했다.
나는 집 앞에서 잠옷 차림으로 해뜨는 하늘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호주의 날씨가 이렇다. 비가 온다고해도 하루 쟁일 내리는 비가 아니라 잠깐 내리다 마는 비가 많고,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부분에 쏟아지고 있는 빗줄기가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경우도 많다.
10여 년 전 사이판에서 내 바로 옆에 비가 쏟아지고 있는데 내가 서있는 부분은 해가 쨍쨍 이었던 스콜성 기후를 경험했던 적이 있다. 내가 지금 있는 애들레이드는 스콜까지는 아닌 것 같으나 비구름이 순간 몰려왔다가 순간 물러가는 것을 쉽사리 경험한다. 딱 지금이 그 시기인 듯싶다.
아무튼 비가 쏟아지기에 집 주변 어딘가에 조깅하고 있을 와이프를 픽업하기 위해 황급히 운전대를 잡았다.
바로 옆골목에서 발견된 와이프를 차에 그대로 태우고는 맥도날드로 향했다. 배고픈 아침을 맥모닝으로 시작하였다.
비구름이 걷히고 바로 무지개가 뜨기 시작한다. 사실 지금 찍어놓은 무지개는 선명한 무지개 한 개만 찍어놓았지만 옅게나마 쌍무지개가 떴었다. 호주의 쌍무지개는 생각보다 흔히 경험한다. 오래전 우리나라는 쌍무지개가 뜨면 굉장한 흉조여서 따로 제사까지 지냈다는 역사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나는 쌍무지개를 보면 그냥 예쁘고 기분이 좋다. 그냥 그렇다.
사실 별 내용 없이 사진이 예뻐서 포스팅하는 오늘의 포스팅이다.
항상 아름다운 호주 하늘.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란 말처럼 호주도 늘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그. 러. 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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