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2시 30분 경 손흥민 리그 개막전 첫 경기를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에이젼시에서 연락이 온다.
이젠 새벽 2시 30분에 연락이 오다니,,
이거 도대체 에이젼시는 누가 몇시부터 몇시까지 근무하고 있는거지?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나에게 요청된 쉬프트는 다음날 저녁 10시 30분부터 아침 6시까지 근무이다.
최근에 아침근무, 점심근무, 밤샘근무 다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더니 이번엔 밤샘 근무조에 나의 이름이 들어갔나보다. 하지만 단발성 근무 하루만 출근하면 된다. 그 이후의 쉬프트는 안정해졌다. 아직.
아침 근무조로 있다가 갑자기 밤샘 근무조로 넘어가기 위해선 바이오리듬을 조절해야만 하는데, 일부로 더 늦게 자고 출근전에 억지로 낮잠까지 두어시간 자고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밤새 일하려 하니까 몸에서 피곤함이 몰려온다.
공장 내부는 밤에도 밝다.
새벽에는 확실히 사람들이 더 조용하다. 조용하다기보다 차분하다고 해야할까? 다들 졸음과 싸우면서 일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들은 항상 밤에만 출근하는 사람일텐데도 졸려하는게 보이더라. 아마 사람은 원래 아침엔 일어나고 밤에는 잠을 자도록 설계된 동물이 맞나보더라.
처음보는 인도인 아줌마가 말을 걸어온다. 자기는 여기 7년째 일하고 있는데 항상 아침조로 출근하는 일반적인 근무를 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 자기는 아침에 퇴근하고나서 두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아침에 집안일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그러면 남편은 오후에 퇴근하면서 아이들을 픽업해오고 아주머니는 다시 밤에 출근하는 그런식으로 루틴이 도는 듯 싶었다. 그렇게 총 일한 7년 경력 중 4년을 밤샘근무로 일해온 것이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위대함? 이라고나 할까? 과연 아이가 아니면 이런 밤과 낮이 바뀌는 공장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을까? 하는 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밤샘근무가 페이가 높아서 좋다. 기존 근무보다 7.5불 이상을 밤샘 추가 수당으로 받는다. 약 33불 정도인데 2분당 1불이상의 급여인 것이다. 화장실에서 5분만 있어도 2천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 어디선가 밈으로 봤던적이 있다. 똥을 쌀꺼면 회사 화장실에서 돈을 벌면서 똥을 싸라고... 참으로 이해와 공감이 가는 멋진 밈인듯 싶다.
원래 6시까지 근무였는데, 2시간 반정도 일찍 끝났다. 졸음이 오기 시작해서 막 에너지드링크를 마시고 복귀했더니 지금 일이 줄어들어서 할일이 없다고 일찍퇴근해달라고 요청받았다. 일단 단기로 잠깐만 일한 밤샘 근무였지만 다음날인 오늘까지 바이오리듬을 못찾아서 빌빌거리고 하루쟁일 하품 중이다. 20대시절과는 확실히 몸이 다르다는걸 느낀다.
무튼 빌빌거리면서도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고 하루 잘 보냈으니 다행이다.
내일은 어떤하루를 보내게 될 것 인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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