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아스톤 빌라 사우샘프턴 경기를 시작으로, 뉴캐슬 애버턴, 맨유 아스날, 토트넘 브라이튼 경기까지 밤새 EPL 경기를 몰아보면서 뜨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기가 막 끝나자마자 후기를 적고 잠자리에 들려한다.
일단 제목에 써놓은것처럼 커다란 이슈가 3가지 있었다.
그중 가장 중요했던 뉴스! 아마 현지에서도 대서특필하겠지만,
일단 전반전 이른 시간에 케인이 페널티 킥으로 골을 넣고나서부터는 전반전 내내 토트넘은 질질 끌려다녔다.
후반전에서도 휴식 시간 직후 잠시 반짝 하긴 했지만 간당간당하다 싶었는데, 결국 램프티 Tariq Lamptey 의 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그 이후에도 역전은 시간문제인 것 같았는데 가레스 베일과 라멜라를 교체해주고, 전반전에 옐로카드를 받았던 은돔벨레와 로 셀소를 교체하여 새로운 두 사람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고 나서 몇 분이 채 되지 않아서...
가레스 베일의 역전골이 들어간다. 레길론이 올려준 공에 정확한 헤딩으로 브라이튼 골대 왼쪽 구석에 박아버렸다. 여기서 웃긴 점은 아무도 베일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폼은 떨어졌을지언정 클라스는 영원한 것인데 새로 들어온 베일을 마크하는 수비수가 없는 듯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 듀오가 어시스트와 골까지 넣으며 토트넘의 2020 시즌 홈경기 첫 승리를 가져오는 순간이다. 일단 그 이후에는 빅 찬스라던지 주도권을 완전히 갖고 오지 못했기 때문에 베일이 날뛰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손흥민의 단점 중 하나인 정확한 헤딩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베일이 들어오고 나서 베일이 레프트 윙으로 뛰고 손흥민이 라이트윙으로 뛰었다. 원래의 포지션과의 반대 포지션으로 들어간 점이 결과적으로는 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무리뉴 감독의 정확한 판단에서 오는 선수 교체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
저번 유로파 경기 앤트워프전 이후로 라멜라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했었는데, 나와 같은 의견의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뒤늦게 알았다. 라멜라의 저번 경기는 최악이었고 무리뉴에게 완전 배제 당할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오늘 선발이었다. 그런데 웬일? 라멜라가 각성했다. 공을 갖고 질질 끌던 습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템포 빠른 전개로 토트넘이 추구하는 스피드 축구의 중심에서 한몫 단단히 했다. 정말 치명적인 슈팅도 날렸으며, 많은 찬스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이 정도만 해주면 백업 공격수로는 정말 손색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 객관적으로 봐도 잘했고, 주관적으로 봐도 하루아침에 바뀐 모습에 칭찬을 해주고 싶다. 태어나서 처음 칭찬해보는 라멜라이다. 비록 후반에 베일과 교체되긴 했지만 베일이 들어가서 골을 넣어주었으니 빠지는 타이밍도 예술이었던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걱정하던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체력안배 실패. 앤트워프전에서 후반에 한골 만회하기 위해서 충전 중이던 체력을 너무 바닥까지 쓴 느낌이다. 스프린트를 쳐야 하는 시점에 스프린트가 잘 안 나오는 느낌이었다. 훗날 손흥민에게 스프린트가 빠진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오늘은 화려한 스프린트도 정확한 영점 사격도 없었지만 손흥민의 존재감만으로 필드에서는 충분했다고 본다. 일단 손흥민이 전방에 있으면 수비수들이 공격 시에도 멀리 나올 수가 없다. 손흥민이 달리기 시작하면 따라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라인을 뒤로 미뤄두고 공격을 바라봐야 한다. 뉴캐슬전에서 3골 차이로 안일하게 손흥민 뺐다가 된통 당했던 그 날의 악몽과도 같은 기억이라고나 할까?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손흥민을 빼서 체력 안배를 시킬 목적이었다고 보지만, 이번 주 유로파 예선 불가리아 원정에는 웬만하면 출전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함이 옳다고 보인다. 다음 주의 리그 경기인 웨스트 브롬과의 경기에서 상위권을 굳혀야 하는 토트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체력이 조금이라도 더 안배된 손흥민이 필요로 하다.
개인적으로는 오늘의 MVP는 베일도, 케인도, 손흥민도 아닌 브라이튼의 램프티였다. 쥐방울 만한 꼬마가 전장을 휘졌고 다니는데 젓가락으로 파리 잡기 하는 것 마냥 토트넘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와르르 무너져나갔다. 심지어 FPL 가격을 확인해보니 4.7 뿐이 안 하고, 수비수이기까지 하다. 브라이튼이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수비가 견고한 건 아니지만 수비까지 이렇게 공격을 잘할지는 몰랐다. 조만간 나의 스쿼드에 영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램프티는 훗날 네이밍 플레이어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 실력과 패기까지... 오래오래 필드에서 볼 수 있기를..
결과적으로 총평을 해보자면 토트넘이 잘한 경기는 아니다. 완전 졸전은 아니었지만 승리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실리는 모두 챙겼으니 그걸로 되었다. 다만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확실히 보이는 경기였으며, 토트넘의 무서움이 살아나지 못하는 경기였다. 영국이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이번 주부터 셧다운을 진행 예정인데 프리미어 리그는 정상 진행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유로파 경기들은 나라와 나라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전면 취소 혹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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