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시즌이 다가왔다.
호주의 겨울이 슬슬 지나가고 있고 이미 봄 날씨가 완연하다.
10월 말부터 봄 여름이 섞이는 날씨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고, 12월이 되면 또 40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지겠지..
지금 이 맘때가 가장 날씨도 좋고, 꽃구경이 한창이지만 집 주변 환경은 최악으로 치닿는다.
가장 먼저
주변에 잡초들이 엄청 무성하게 자란다.
봄이 시작되면 꽃만 피는 게 아니라 잡초도 더욱 잘 자란다.
마당이 있는 집 같은 경우에는 잡초가 정말 눈 깜짝할 새에 불어난다.
이게 신기한 게 엊그제 잡초를 뽑았는데 조금 과장해서 내일이면 못 보던 나무가 새로 자라 있다.
그 정도로 잡초가 진짜 빠르게 자라고 빠르게 번식한다.
그것보다도 더 무서운 녀석이 한놈 있다.
Bottlebrushes라고 불리는 녀석으로 흔히 Bottle brush Tree라고 칭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병솔나무로 불리는데 이 녀석의 원산지가 호주라고 한다. 그래서 호주에 특히나 많나 보다.
우리 동네가 원산지일지도 모른다. 진짜 엄청나게 많다.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도로와 길목, 골목이 이 나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 녀석은 향기도 없고, 보기에도 굉장히 아름답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점이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저 솔 모양의 꽃들? 잎들? 이 가장 큰 문제다.
병을 닦는 솔 모양이라서 보틀 브러시라고 불리는 저 솔모양의 꽃잎이 어느 순간이 되면 일제히 떨어져서 흩날리기 시작한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진짜 도로와 마당 잔디를 가득 메우고 그 사이사이에 먼지들과 쓰레기들, 이물질들이 들러붙기 시작한다. 저 빨간 솔 한줄기 한줄기가 잘 쓸어지지도 않을뿐더러, 쓸어도 바로 날아와서 쌓이고 떨어지고 장난이 없다. 그냥 저런 나무도 있구나.. 생각하다가는 이게 우리 집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아직은 꽃이 떨어질 시기가 아니라 이제 막 피었기 때문에 괜찮지만, 저게 떨어지는 시기에 마당은 정말 상상 초월이다. 청소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해도 안 한듯하며, 하기도 힘들게 하는 악영향을 미친다.
정말 저 빨간 솔들이 매달려 있는 나무를 바라보며 관상을 하는 건 몇주면 끝난다. 도대체 왜 심어놓는지를 모르겠다. 호주에서는 보틀브러쉬의 잎사귀를 향신료로 사용한다고 하는데, 아직 주변에서 보지 못했다. 습한 환경을 좋아하여 바닷가 쪽에 더 많은 편이며 곤충과 새들에게 도움을 주며 불러 모으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정말 원치 않는 역할이다...
아무튼 글을 읽는 사람들 중 혹시라도 호주에서 집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마당을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그 집 주변에 저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다!!' 하면 반드시 저 나무의 빨간 솔잎들이 우리 잔디에 침범하지 않을지를 걱정하고 확인하길 바란다. 우리는 그들을 제거하기도 어려우며, 가만히 두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뭔가 번역기 돌려놓은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버렸다. 아무튼...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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