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기/애들레이드2020

[애들레이드 일상] 공장에서 느끼는 호주의 위대함.

인여인간 2020. 9. 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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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특별한 주제를 두고 포스팅할 만한 게 없다.

 

다만 요즈음 집 - 팹시코 만 반복하고 있다 보니, 일이 숙련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저번 주에 새로운 사람 2명이 더 들어왔다. 둘 다 호주인인데, 한 명은 갓 고등학생을 졸업한 듯 어려 보였고, 나머지 한분은 연세가 지긋해 보이시는 할아버지셨다. 적어도 65~70?인데 이제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걸 보면, 호주라는 나라의 일자리 리미트는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할아버지를 트레이닝 하는 트레이너도 할아버지이다. 60~70대 2명이서 돌아다니면서 일을 교육하고 교육받고 있는 걸 보면서 그냥 낯익지 않은 풍경에 신기했다.  

 

씻겨내려오는 감자들의 전분이 여기저기 튀면서 옷이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었다. 

하루에 12시간 일하고나니 밤새고 집에 돌아가는 것 마냥 멍해진다. 해뜨기전에 가서 해지고나서 공장에서 나오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부자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행복하다.

 

그것과는 별개로 공장에서내 락커가 생겼다. 초반에는 슈퍼바이저랑 같은 사물함을 썼다. 남자 사물함 번호가 적어도 150개 이상인거 같은데, 전체가 지금 사용 중이라고 하는 걸 보면 남자 직원만 150명은 넘는 듯싶다. 물론 기존의 나처럼 사물함을 할당받지 않은 직원들까지 하면 더 많겠지만.. 사물함이 생기면서 쉬프트가 늘어나려나? 생각했는데, 오히려 쉬프트가 줄었다.

 

 

저번 주만 해도 슈바 한번, 매니저 한번, 다른 직원만 2명 나에게 4번이나 펩시코로 정규직으로 취업알선을 하더니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모르겠다. 사실 에이젼시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 회사에 정규직으로 변환이 불가하다. 나는 엄연히 에이젼시 소속이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도 밥그릇 싸움은 치열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캐쥬얼 쉬프트를 받는다. (25퍼센트 시급이 더 높다.)

2. 최대한 많은 쉬프트를 받는다. ( 공장은 일할수록 복리가 생긴다. ) 

3. 추가 근무 요청을 많이 받는다. ( 위의 이유와 동일 ) 

 

괜시리 풀타임으로 엮이고 시급줄고, 그만둘때 사전에 노티스내면서 막 불편하고 싶진않은데.. 그렇다고 쉬프트가 줄고싶지도 않고  오묘한 기분이다. 역시 사람의 욕심은 끝이없다. 성악설이 맞나보다. 

 

저번 주에 근무한 페이 슬립은 정상적으로 나왔는데, 일하기 시작한 첫 주에 3일 일한 시급은 아직 정산 전이다. 에이젼시랑 계약하고 일하면서 많이 겪었던 문제이다. 하지만 늘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어 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액션을 하지 않으면 잊힐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 컴플레인 중이다. 원만한 해결이 필요하다.

 

워킹홀리데이 시절에 공장잡만 하면서 느낀 점이, 늘 어떠한 일이 익숙해질 때 즈음이 되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만 했다. 비자 컨디션이 최대 6개월까지만 한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비자 컨디션도 오래오래 일해도 상관없고, 일도 슬슬 익숙해지고 있는데 뭔가 불안하다.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워킹홀리데이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아 맞다! 이번주부터 드디어 브릿징 비자로 변환되었다. 더 이상 졸업 비자는 없다. 졸업 비자가 완전히 종료되고 나니 뭔가 허탈하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주를 시작해야 되는데.... 그냥 싱숭생숭하다. 

 

정보전달만을 위한 티스토리가 될 줄 알고 시작했는데, 여기에도 내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쓰기 시작했다.

나는 결국에 어쩔 수 없는가보다. 이럴 거면 네이버 블로그를 왜 접었나 싶기도 하고.... 구글 애드센스도 거절 나고.. 열심히 할 보람이 없다. 그. 래. 도. 시작한 거 무라도 썰어야지. 잘하진 못하더라도 꾸준히 하는 그런 티스토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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